‘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의 ‘벌써 1년’
- 작성일
- 14-06-04 19:23
지난해 6월 4일. 샌디에이고와 맞붙은 LA 다저스 라인업에 새이름이 포함됐다. 1번 타석에 들어선 이 선수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다음날에는 더 충격적인 기록을 냈다. 4타수 3안타 5타점. ‘쿠바산 괴물’의 탄생이었다.
‘돌잔치’를 축하하는 상도 받았다. 푸이그는 이날 ‘내셔널리그 5월의 선수’로 결정됐고 2014 메이저리그 올스타 투표 중간집계 결과 내셔널리그 외야수 부문 1위에 올랐다.
푸이그는 잘 알려진대로 2012년 쿠바를 탈출했다. 목숨을 건 도전이었다. 몇 번의 도전 끝에 밀항을 통한 탈출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와 계약하는 과정에서 악질 브로커들에게 목숨을 위협받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7년 4200만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고 2013 스프링캠프에서 27경기에 나와 타율 5할1푼7리, OPS 1.328의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다른 많은 ‘신인’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6월4일 데뷔전을 치른 푸이그는 이후 다저스 타선의 핵심 역할을 했다. 푸이그는 데뷔 후 1년 동안 157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6리, 191안타, 30홈런, 82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데뷔 후 첫 1년 동안 190안타 이상,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푸이그가 역대 5번째였다.
푸이그는 5월 한 달 동안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푼8리(108타수 43안타)를 기록하며 홈런 8개를 터뜨렸다. 타율과 홈런, 안타수는 같은 기간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푸이그가 5월에 때린 43개의 안타는 다저스가 LA로 연고지를 옮긴 1971년 이후 윌리 데이비스가 세웠던 5월 최다안타 타이기록이다. 푸이그는 지난해 6월에 이어 2번째로 ‘이달의 선수’에 뽑히는 영광을 누렸다.
푸이그의 타격 능력은 이제 메이저리그 톱 3로 평가받는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이날 푸이그의 1년을 분석하면서 OPS+(조정 OPS) 부문에서 169를 기록, 미겔 카브레라(178·디트로이트), 마이크트라웃(174·LA에인절스)에 이은 3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성급함’도 이제 1년이 지나면서 개선됐다. 팬그래프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푸이그는 지난 시즌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에 대해 무려 38.9%나 스윙을 했지만 올시즌에는 그 수치를 27.8%까지 끌어내렸다. 전체 투구수에 대한 스윙의 비율 또한 지난해 54.4%에서 올시즌 45.4%로 줄어들었다. 참을성이 늘어나면서 볼넷 숫자도 지난 시즌 전체 36개였지만 올시즌 이미 27개의 볼넷을 골라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는다. 여전히 ‘열혈남아’인 푸이그는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송구를 하거나 무턱대고 잡으려고 뛰어들다 공을 놓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한 베이스 더 가겠다고 무리하게 뛰다 아웃되는 경우도 많다. SI는 “지나친 열정이 실수를 만들어내지만, 푸이그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상쇄된다”며 “데이빗 오티스, 프린스 필더 처럼 느린 타자들보다는 당연히 낫다”고 말했다.
푸이그의 기여도는 단순한 숫자로도 증명된다. 푸이그의 1년 동안 다저스는 푸이그가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91승56패(0.619)를 거뒀다. 162경기로 환산하면 시즌 100승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00승은 지구 우승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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