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늘 안승민은 정말 잘 던졌습니다.
- 작성일
- 11-05-22 00:01
안승민이 가진 한계가 서서히 보이면서
칭찬보다는 단점에 대한 지적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특히나 오늘 경기를 두고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승민이 오늘 정말 잘 던졌다고 생각합니다.
군산 구장에 마운드의 흙이 거칠어서 올라온 투수마다 무척 고생했습니다.
거기다가 안승민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비도 엄청 내렸습니다.
비 맞아서 몸은 계속 식어가고 공은 자꾸만 미끄럽고
거기에 마운드 흙은 또 어찌나 엉망인지 불안하기 짝에 없고...
적당한 습도는 변화구 구사에 이점이 있지만 오늘같이 비가 퍼붇는 상황은 투수에게 너무 가혹합니다.
오늘 류현진이 등판했더라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되었을겁니다.
더군다나 이범호에게 홈런을 맞는 시점은...
전 타석에서의 삼진에 대한 항의로 조범현 감독님이 나와 시간을 끌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침착하게 자기공을 던져줄 수 있는 투수가 얼마나 있을까요?
리그 최고의 에이스라고 할만한 로페즈 역시 오늘 평소와는 다른 구위를 보여주며 5이닝 4실점을 했습니다.
안승민에게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 고작 2년차 투수입니다.
하나하나가 새로운 상황이고 새로운 경험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포기하지 않으며 선발투수로서의 할 일 해내고 내려오는 투수가
저는 정말로 사랑스럽습니다.
안승민이 류현진같은 에이스가 되기는 힘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 투수를 보며 15년 아니 20년 동안 한화의 마운드를 지키며 거북이처럼 역사를 쌓아가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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