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를 포기한 야구팬.
- 작성일
- 11-05-20 07:47
제가 한화에서 포기했던 선수가 몇 있었죠.
타격에서 이희근.
그리고 진상이. 저 별명 제가 붙인 겁니다. 화상이도 제가 거의 젤 처음으로 사용했었던 거 같은데, 원상이에 대한 건 애증이라면 혁민이에 대한 감정은 반쯤은 멸시에 가까웠다고 보면 됩니다. 따로 김혁민 글도 적은 적 있죠. 벤치에 있을 때 땅에다 침좀 그만 뱉었으면 좋겠다고. 얼굴도 보기 싫고 하여간 제겐 한화 선수 중 가장 비호감으로 찍혀있었죠.
가장 저평가했던 것은 투수로써의 마음가짐. 현진이나 안선생님의 에이스다운 마인드를 칭찬하는 그 대척점에서,
볼넷 남발하다가 그 볼넷때문에 집중력을 잃은 야수가 실수했을 때 짓는 얼굴 표정 하나하나. 포수 글러브에다가 던지는 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모자챙에다가는 "찢어"(글러브를 찢어버리겠다는 뜻이랍니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이유가 있죠.)라고 적어놓고 시즌 시작 할 때는 자신보다 크게 앞서나가는 동기인 타팀 에이스의 실력과 지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는 알량한 자존심만 남아있는 건들거리는 모습. 마운드에서 어깨에 힘빼는 것도 어려운데 마운드에서 내려와서조차 어깨에 어색한 힘이 잔뜩 들어가있었죠. 그리고 몇년이 지나도록 발전없는 모습으로, 혼자만 되네이는 '두고보자'
그런 모습을 보며
"얘는 안돼겠네"
라고 속으로 생각했었죠.
그런 김혁민이 잘하고 있죠. 요즘엔 류현진 경기보다 더 관심이 갑니다. 경기 영상을 통째로 보고 나서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지만, 포탈에 계속해서 올라오는 기사들만으로도 굉장히 놀라고 있어요. 인터뷰 관련 이야기들을 보니 마인드는 크게 변하지 않은 거 같은데 ㅋㅋ 송회장님 어떤 마법을 부리신 겁니까?
하여간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역시 야구팬은 응원팀의 선수를 포기해서는 안되는 법이라는 단순한 교훈을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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