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6승 2무 17패의 지점에서 해 보는 잡담
- 작성일
- 11-05-16 15:54
1.
재작년보다는 작년의 행보와 비슷하게 가고 있다는 코멘트를 몇 번 했었는데...
지난 주 성적을 보니 역시 그렇게 가고 있군요.
35경기 성적이 작년엔 16승 19패, 올해는 16승 2무 17패입니다.
확실히 SK전 대역전극이 터닝 포인트였다 싶긴 하네요.
그 경기 이전 4승 2무 10패, 그 경기부터 12승 7패를 하고 있으니.
그리고 이번 주 대진은 SK-LG입니다.
뭐 1, 2위팀 만나게 되니 고비란 말은 안 하렵니다. 6위팀에게 고비 아닌 팀이 또 어딨겠어요.
근데 재미있는 건 작년 36경기 하고 만났던 대진도 SK-LG였다는 거죠.
작년의 결과는 SK에게 스윕당하고(21:10 게임이 바로 이 때였죠. 그래서 나중에 '모래알' 소리 듣게 되고)...
LG에게는 승승패 위닝시리즈를 했었습니다(패전이 좀 기분 나쁘긴 했지만.. 박경수가 문규현 야려서 벤클했던가..).
3년 연속으로 4월은 말아먹고 시작하는데...
재작년은 5월도 빌빌댔었다면 작년은 4월말부터 일찌감치 회복세를 찾아서 6월 이후 4강권에 안착했죠.
올해도 일단 현재까지는 작년과 비슷하게 가고 있습니다. 홍성흔이 작년 같지 않고 가르시아가 빠졌는데도(조성환은 어차피 이 때는 없었고...) 팀의 힘이 붙긴 붙었구나 하는 감이 오네요. 뭐 물론 현재까지는 새 감독이 뭔가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전임감독의 유산을 써 먹고 있구나라는 느낌입니다만...
이번 주 5할 승부 이상을 해 준다면 확실히 팀의 힘이 안정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이번 주의 SK-LG가 100% 풀 전력을 가동하지는 못한다고 알고 있으니(김광현, 송은범, 이진영 등등이 빠져 있죠) 이럴 때 기회를 잡길 바랍니다.
2.
고원준의 선발 전환이 성공하고 우려했던 사도스키가 좋은 모습을 보여 주면서 일단 4선발까지는 카드를 맞췄습니다. 뭐 억지로 말을 만들자면 상대 타자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고 망한 타자들에게 '장송'곡을 불러주는 선발진이랄까요.
4선발까지만 놓고 보면 적어도 지난 3년간 정도의 선발야구는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이고, 다른 팀과 비교해도 그렇게 꿀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선발진입니다. 역시나 슈퍼에이스가 있으면 시너지 장난 아니겠다 싶은 생각도 여전히 드는데... 올해 안에 과연 나올 수 있을까요. 지난 주 고원준을 보면서 은근히 설레긴 했습니다만.
5선발을 누가 차지할 거냐가 문제가 되는데.. 일단 4선발까지가 괜찮으면 사실 5선발이 나올 때마다 QS 찍어주고 이럴 필요까진 없죠(물론 그러면 더 좋겠지만). 다만 초반에 항복하게 만드는 수준이면 곤란하겠죠.
내일 선발이 이재곤으로 예고가 되었던데.. 2군에서 과연 얼마나 정비가 되어서 올라왔을지 궁금합니다. 작년 성적까지는 아직은 기대하지 않을 테니, 5이닝 3실점이나 6이닝 4실점 정도를 일단 해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2군 염종석 투코가 일을 잘 했기를 기원하고 싶네요. 2군 갔다 온 김수완을 보고 솔직히 투코의 역량에도 약간 실망을 했기 때문에..(뭐 초보 투코긴 하죠)
3.
역시나 올해도 불펜이 문제입니다.
우리 팀 불펜의 근원적인 문제는 제가 보기엔 딱 하나입니다. 파워피쳐, 특히 '우완 파워피쳐'가 없다는 것. 그러니 자연스럽게 가장 결정적인 순간 1이닝 정도를 압도해 줄 셋업맨감도 없고, 대신 어찌어찌 주자를 내 보낸 다음 막으면 그만이지만 못 막으면 망하는 투수들만 잔뜩 있지요. 김사율도, 김일엽도, 이정민도(솔직히 이정민은 같은 급으로 놓고 싶지 않습니다만) 다 그런 케이스들입니다(사실 고원준이 불펜할 때도 셋업맨스러운 투구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첫 이닝이 잘 풀리면 3이닝 무실점도 종종 했지만 그 '첫 이닝'이 문제인 경우가 꽤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승리조의 가치가 있는 투수는 현재로는 임경완 하나인데..(코리는 마무리니 일단 제쳐 둔다면) 문제는 임경완은 옆구리. 그러니 좌완에 핸디캡을 가진 투수라는 거지요. 물론 현재 양감독의 임경완 운영은 그걸 감안해도 임경완을 원포인트에 가깝게 쓰는 경우가 많아 보여서(대신 경기는 많이 출장시키고) 비효율적이라는 느낌이긴 합니다. 게다가 금요일 경기처럼 선발을 잘못 내려서 불펜운용이 꼬이는 경우도 지금까지 꽤 있었고.
일단 4선발까지를 갖춰 놨다면, 지금부터는 선발 이닝부터 길게 잡아주고, 불펜은 어차피 당장 우완 파워피쳐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닐 테니 있는 선수들을 잘 믿어 보는 요령이 필요하지 싶습니다. 특히 임경완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게 한 동안 문제가 되겠지 싶은데... 일단 지금까지 종종 보였던 모습처럼, 2타자 정도 상대하고 다음 좌타자라서 바로 내리게 되는 이런 운용을 하지는 말게끔 해야겠죠. 오히려 길게 쓸 때는 길게 쓰고 대신 투입 경기수를 줄여 주는 그런 운용이 필요하겠다 싶습니다.
그리고 강영식의 복귀가 좀 빨라져야 할 텐데요... 물론 강영식이 온다고 셋업맨감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머릿수라도 늘면 좋지요.
우리 불펜들. 3자범퇴는 기대하기 힘들겠지만 주자를 내 보낸다고 해서 무조건 실점하는 그런 불펜들도 아니라는 걸 감독님이 생각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4.
이번 주 선발 예상입니다.
화요일 문학 SK전 : 이재곤 vs 이영욱(확정)
수요일 문학 SK전 : 사도스키 vs 글로버
목요일 문학 SK전 : 장원준 vs 매그레인
금요일 잠실 LG전 : 송승준 vs 김광삼
토요일 잠실 LG전 : 고원준 vs 주키치
일요일 잠실 LG전 : 이재곤(?) vs 리즈
무엇보다도 일요일의 물음표가 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지난 수요일에 비 왔을 때 5선발 없이 갈 수 있겠다 싶기는 했어도 그럼 이번 주는 어떡하나 싶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4월 내내 송승준, 장원준, 코리 등의 주요선발들을 4일 휴식으로 돌려와서 현재 그 영향이 없지 않다 싶은 느낌일 지경인데, 이번 주는 대놓고 사도스키부터 다 4일 휴식으로 돌려댈 가능성이 높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사도스키가 수요일 등판을 요청했다는 야그가 들려 오더니 결국 내일 선발이 이재곤이군요.
괜찮은 결정이라고 봅니다. 물론 내일 이기기는 쉽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지금은 힘을 비축할 시기라고 생각하니까요. 이미 4월 내내 4일 휴식으로 돌려와서 더더욱 힘 비축이 필요하기도 하겠구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내일 이재곤이 앞에서 말한 것처럼 5이닝 3실점 혹은 6이닝 4실점을 해 주면서 5선발에 남아 있을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겠지만.
개막 이후 몇 번 코멘트를 했지만 양승호 감독님의 야구는 상당히 소심한 야구란 생각을 많이 합니다. 선발 4일 휴식으로 돌려댄 것. 그러면서도 선발은 일찍 내리는 것(그러니 자연스럽게 믿는 놈만 혹사하는 그런 야구가 되어 버렸죠).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했던 임경완 활용의 문제 등등... 소위 '작전야구'도 가만 보면 그 소심이 너무 많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였더랬죠. 전에 제가 썼던 글처럼, 그냥 '정석'으로 안전하게 가기만 하지 '묘수'로 돌파를 하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못하는.
내일의 이재곤 선발 투입이 그 '소심'의 틀을 조금 깨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양감독님 이야기 나온 김에 한 마디 덧붙이면, 타선 운용은 현재 생각보다는 괜찮게 하고 있구나 싶습니다. 전준우 1번 같은 건 현재까지는 신의 한 수라고 하고 싶구요. 박종윤 2번도 잘 들어맞는 때가 꽤 있네요(물론 박종윤 2번=홍성흔 좌익수라서 그게 더 문제긴 하지만). 손아섭 3번도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홍성흔은 좀 타순 조정을 해 줄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p. s로 대호 야그나 좀 해 볼까 합니다.
올 시즌 대호는 평일과 주말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평일엔? 3할 간신히 넘기는 똑딱이입니다. 특히 화요일은 2할 간신히 넘기고 있습니다
(근데 팀은 화요일 성적이 제일 좋네요. ㅎㅎ)
주말엔? 몬스터도 이런 몬스터가 없습니다.
토요일엔 장타율 7할. 일요일엔 아예 12할 5푼(OPS가 아니고 장타율)에 타율도 5할 4푼.
지금까지 홈런 8개인데 그게 토요일 3개 일요일 5개죠. 타점도 27타점 중 토요일 10타점 일요일 11타점.
그래서 결론은?
주말엔 하던대로 몬스터질 하고...
이젠 평일에도 몬스터질을 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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