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장성호 입단 비하인드 스토리
- 작성일
- 13-11-26 01:22
95년 2월, 해태 타이거즈의 김경훈 스카우트 팀장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서둘러 진흥고의 운동장을 향해 길을 떠났다.
마침 광주에 전지훈련 중이던 충암고와 진흥고의 연습게임에 고교 최고 투수라는 충암고의 박명환(두산)과 김상진(96년 해태입단 - 99년 사망)의 맞 대결을 보기 위해서다.
김상진은 지명도에선 박명환한테 뒤졌지만 김상진은 해태의 2차 우선지명 대상자에 포함될 정도로 유망주였다.
김경훈 팀장은 김상진의 투구내용과 박명환을 비교하면 김상진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했다.
그러나 운동장에 들어 선 김팀장은 정작 몸을 풀고있던 한 충암고 타자의 배팅을 보고선 시선을 떼지못했다.
파워는 떨어지지만 유연한 스윙이 눈길을 잡은 것이다.
좌타자라는 이점에다 센터 라인으로 몰리는 타구 방향을 보고 잘 가다듬으면 물건이 되겠다는 판단을 내리게 했다.
가까이서 살펴보니 모르는 선수였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였다.
이런 유망주를 보지 못했을 리 없는데 도대체 알 수 없었다.
우선 주위를 살핀 김팀장은 아직 다른 팀의 스타우트가 없다는 것과 장호연코치가 모교의 후배들을 지도해주기 위해 벤치에 있다는 점에 안도했다.
스카우트들의 공통점은 재목을 발견하면 해당선수의 부모나 감독과 직접 부딪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소문이 금방 퍼져서다.
연습경기가 끝난 이후 장코치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팀장은 무릎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이 모를 수 밖에 없는 스토리가 있었던 것이다..
이선수가 바로 장성호다.
장성호는 고교시절 감독에게 외면당했다.
선수가 지도자로부터 외면당하면 불화와 불신의 벽이 높아지는 법.
장성호의 부모는 학교를 옮기려고 충암고에 이적 동의서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장성호의 잠재능력을 학교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뒤로 감독은 그를 더욱 외면했다.
괘씸죄까지 포함된 것이다.
이런 사정으로 장성호는 드러나지 않는 선수로 전락했다.
이후 김팀장은 장성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8월 봉황대기가 끝난 뒤 장성호의 부모와 접촉한 김팀장의 얼굴을 밝지 못했다.
계약금이 문제가 된 것이다.
대학을 포기하는 대신 1억을 요구한 부모의 요구에 달리 할말도 없었다.
해태의 유니폼을 입는다면 2억도 아깝지 않았다.
그러나 해태의 당시 자금사정은 1억도 큰 금액이었다.
김팀장은 이상국(현 한국야구위원회 사무총장)단장에게 꼭 잡고 싶은 선수라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확신한 것이다.
이런 부하직원의 확신에 이단장도 힘을 실어 주었다.
가계약이 성사되면 그 때 사장을 직접 설득하겠다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차 드레프트에서 약속이나 한 듯 모든 구단이 대졸 예정자를 1번으로 지명할때 해태는 이름도 없었던 애송이 장성호를 6번째 차례에서 1번으로 낚아내었다.
스카우트의 소신에 대어가 걸린 순간이었고 이 소신을 믿어준 구단에 대박이 터진 것이다.
이후 장성호는 매년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고 2002년 시즌 드디어 리딩히터로 등극했다.
김팀장의 안목이 적중한 것이다.
소신을 갖고 모험을 감수한 김경훈 팀장, 그리고 현장 요원의 확신을 믿어준 이상국 단장.
이들이 바로 장성호를 타율왕으로 만든 숨은 제작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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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백의 I LOVE BASEBALL 中
이 해 장성호는 2차 1지명자 중에서 유일하게 고졸이었습니다. 이게 참 유의미한 겁니다. 장성호의 서울 지역 동기는 경헌호, 최승환, 김선우, 박명환 등이 있는데, 고졸우선지명이 있어 각 구단마다 세 명씩 자신의 지역에서 지명을 했거든요. 따라서 유망한 고졸 선수들은 고졸우선지명 단계에서 모두 지명됐고, 2차 지명에서는 대졸을 지명하는 게 당연시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졸인 장성호를 지명하기는 상당한 모험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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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백의 I LOVE BASEBALL 中
이 해 장성호는 2차 1지명자 중에서 유일하게 고졸이었습니다. 이게 참 유의미한 겁니다. 장성호의 서울 지역 동기는 경헌호, 최승환, 김선우, 박명환 등이 있는데, 고졸우선지명이 있어 각 구단마다 세 명씩 자신의 지역에서 지명을 했거든요. 따라서 유망한 고졸 선수들은 고졸우선지명 단계에서 모두 지명됐고, 2차 지명에서는 대졸을 지명하는 게 당연시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졸인 장성호를 지명하기는 상당한 모험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옛날 생각나 김선우 자료 찾다보니 장성호의 지명 순위가 높아 더 찾아보니 그의 입단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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