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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 동부가 프로농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2011-2012 시즌 개막 이후 8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자리를 꿰찬 동부는 시즌 내내 단 한차례의 공동 1위도 허용하지 않는 압도적인 독주를 펼쳤다. 그 결과 정규리그 54경기 중 48경기를 소화한 현재까지 각종 기념비적인 대기록을 쏟아 냈다.

▶기록 제조기

 동부는 47경기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역대 최소경기 정규리그 우승 확정 신기록이다.(종전 기록은 2007-2008 시즌 동부가 세웠던 48경기) 현재까지 41승을 올리며 2010-2011 시즌 부산 KT가 세운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진행중인 15연승 역시 04-05 시즌 안양 SBS가 작성한 역대 정규리그 최다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

 앞으로 쏟아질 기록도 많다. 현재 48경기에서 41승 8패 승률 85.4%를 기록중인 동부는 남은 6경기에서 1승을 추가하면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과 최고승률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특히 최고 승률은 프로 원년에 부산 기아가 세운 기록(76.2%)을 무려 15년만에 갈아 치우는 것이다.(당시에는 각팀들이 지금의 절반도 안되는 21경기씩만 치뤘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15연승에 1승을 보태면 역대 정규리그 최다연승 신기록을 작성한다. 18일 KCC 전에서 이기면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최고승률, 최다연승 신기록이 한꺼번에 나온다.

 남아 있는 6경기에서 3승 이상을 올리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정규리그 승률 80% 이상을 기록하게 된다. 또 잔여 경기에서 연패를 당하지 않는 다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연패 없는 시즌을 기록하게 된다.

▶크고 빠른 골밑, 외곽슛의 각성, 수비의 완성

 그야말로 역대급 시즌이다. 이번 시즌 동부를 프로농구 출범 이후 가장 강한 팀으로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동부가 이런 압도적인 강함을 뽐낼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김주성이 입단 한 2002-2003시즌 이후 동부(전신 TG 포함)의 골밑은 계속 강했다. 지난 시즌에도 김주성-로드 벤슨-윤호영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를 앞세워 시즌 중반 무렵 연일 승부를 3쿼터에 결정 짓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 했었다. 골밑의 강함은 동부에게는 별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위력을 뽐냈다. 트리플 타워를 이루는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뛰어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008-2009시즌 이후 부상과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해 결장이 잦았던 김주성은 이번 시즌 부상 없이 전경기에 나왔다. 벤슨은 10개 구단 외국인선수 중 크리스 윌리엄스(오리온스)와 함께 퇴출설이 나오지 않은 유이한 선수일 정도로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윤호영은 슛에 대한 기복을 줄이면서 골밑에서의 위력을 배가 시켰다. 트리플 타워가 시즌 내내 정상 가동된 동부의 골밑은 말 그대로 난공불락이었다.

 몇년간 고질병이던 외곽슛도 크게 좋아졌다. 이번 시즌 동부의 3점슛 성공률은 36.7%로 리그 1위. 지난 2시즌 연속 3점슛 성공률 31%를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 였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트리플 타워로 부터 파생되는 외곽슛 찬스를 박지현(40%) 안재욱(37%) 윤호영(41%) 황진원(33%) 등이 꼬박 꼬박 잘 넣어 주었다. 골밑의 강함을 외곽슛의 폭발로 연결시킨 아주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동부는 김주성 입단 이후 9시즌 동안 5번이나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가 강한 팀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과거보다 더 강력한 수비를 펼쳤다. 현재까지 동부가 경기당 내준 점수는 67점에 불과하다. 남은 6경기에서 평균 94.8실점 미만을 내주면 사상 최초로 60점대 평균 실점을 기록하게 된다.

 높이와 속도 그리고 농구 센스를 모두 갖춘 트리플 타워를 중심으로 수비 5걸 출신인 박지현, 황진원이 이뤄낸 수비는 막강했다. 개개인의 우수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빚어낸 수비 조직력은 완벽 그 자체 였다. 동부의 도움 수비는 역대 그 어떤 강팀과 비교해도 단연 첫손에 꼽힐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여기에 이제는 동부의 상징이 된 드롭존은 지역 방어의 한계를 극복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대 팀이 드롭존을 깨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시전 여부는 순전히 동부의 공격에 의해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