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 suis charlie
- 작성일
- 15-01-08 18:22
어제 파리에서 끔찍한 일이 일어났죠.
비상사탠지 뭔지가 선포되었다고 하고
테러범들은 아직 무장한 채로 파리 어딘가에 있고
그래서 은근 파리에 있는 친구들 중에 그런 블랙 코미디를 하거나
지지하는 친구들이 좀 걱정되기도 했고 한데
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보는데
이미 엄청 많은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이
"je suis charlie" (내가 샤흘리다) 로 바뀌어 있더군요.
(테러당한 신문사 이름이 샤흘리 엡도-charlie hebdo)
사람들이 이미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고 있고요.
뭔가 멋져보였어요.
막말로 그렇게 모여있는데 폭탄 던지면 어쩝니까.
아직 잡히지도 않았는데.
이 사람들에겐 언론, 풍자, 농담의 자유가 정말로 소중하긴 한가봅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지금까지는 뭔가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과격한 행동때문에
이슬람교를 교리로 삼고 사는 수많은 무고(?)한 이들이 편견과 차별속에 살아야 한다는 게 좀 답답했고
이번 사건도 그렇게 바라볼 뻔 했는데
갑자기
이들이 과연 나와 같은 종교, 혹은 국가, 이념을 가진 자들이란 걸 알면서도
내가 그들의 악행에 침묵하고 있었다면 내가 과연 무고하다고 할 수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하게 되면서
왠지 이제 무슬림들은 싸잡아 욕먹어도 쉴드쳐주고 싶지 않아졌어요.
진짜 끔찍한 일들을 어엄청나게 저지르는데
무슬림이라는 그 어떤 사람의, 단체의 입에서도
공식적으로 이런 행위들을 비난하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걸 본 적이 없네요 생각해보니.
주변에 상대적으로 무슬림을 만날 기회가 적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그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난 조용히 나의 종교를 가지고 잘 사는데 억울하다, 는 얘기는 수도 없이 들은 듯.
정부의 꼬라지를 힐난하기보단 우리도 억울해. 우리는 소시민이야. 라고만 외쳐대는
이스라엘 국민들을 참 재수없다고 느껴왔는데
가만보니 이제 비슷한 기준으로 이슬람(이란 단어 하나로 퉁치기엔 지역 인종 종파가 너무나도 다양하지만) 또한 미워하게 될 듯.
무슬림 친구들을 만나면 앞으로 한마디씩 해주게 될 것 같기도.
뭐 암튼 참 그래도 파리가 인종이나 종교에 특별히 차별이 없고
그 어떤 인종이나 종교에도 다 똑같이 공격적이면서 차별적이고 동시에 관대한 도시라 좋았는데
소수의 과격분자때문에 이게 뭔 일이래요....;;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