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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209시간 소용없게 되나요. 
금속노조 경기의 한 사업장. 
재작년에 월통상인금산정근로시간수를 240시간에서 올 3월부터 209시간으로 단축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었다. 그렇게 되면 시급통상임금이 10%이상 상승된다. 
그런데 지난해 기업노조가 설립됐고 기업노조가 과반노조여서 교섭대표노조가 됐다. 
졸지에 금속노조는 이 사업장에서 교섭권조차 행사할 수 없게 돼버렸다. 
기업노조가 지금 사측과 교섭을 준비하고 있는데 240시간으로 해서 임금인상안을 제시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려고 한단다. 
기업노조가 240시간으로 체결해버리면, 금속노조 조합원에게 적용될 단체협약을 그렇게 체결해버리면 어째야 하냐고 이 사업장 노조간부들이 상담을 왔다. 

뭐라고 해야 할까. 
체결해버리면 소용없게 된다. 
뭐 조합간 차별한 것도 아니니 공정대표의무위반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나는 이렇게 말해줘야 했다. 
그게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는 개정노조법이다. 
209시간 합의를 소용없게 할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기업노조의 단체협약안이 조합원의 권리확보에 뭐가 문제고 그것이 현행 단체협약과 구체적으로 조합원의 권리를 어떻게 후퇴시키는지,
기업노조의 교섭 태도와 내용을 분석해서 조합원을 위해서 뭘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지.. 
조합원에게 끈질기게 선전하고 압박해라. 
나는 말해줄 수밖에 없었다. 

어디 209시간뿐이겠는가. 
기존에 확보된 조합원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단체협약을 얼마든지 체결할 수 있다. 그것이 교섭대표노조다. 
그러니 어용노조에 교섭권 빼앗기면 그 동안 조합활동을 통해서 확보해온 모든 걸 잃게 될 수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모두 소용없게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