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뻘.
- 작성일
- 13-01-22 13:43
처음 프랑스에 가서 그들의 느리고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는 서비스를 보며 복장 터졌을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많이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파이터의 기질은 안없어지는군요.
귀국하기 직전에 프랑스에서 쓰던 은행구좌를 닫으면서 약간 문제가 있었었어요.
신용카드로 인출할 수 있는 현금의 액수가 주 별로 정해져있었는데 통장에 남아있던 돈은 제가 인출할 수 있는 한도보다 더 많았거든요.
그 생각을 안하고 띵가띵가대다가 마지막 주에 돈을 뽑고 닫으려고 하는데 돈이 다 안뽑아졌던 거죠.
게다가 그 전주에 제가 수표를 하나 입금했는데 수표가 돈으로 활성화 되어서 거래가 되려면 또 일주일이 걸리는걸 또 깜빡해서
군식구 통장에 송금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직원이랑 얘기하고 크리스마스가 지나자 마자 남은 돈을 군식구 통장에 넣어주고 구좌를 닫기로 약속을 받고
그 와중에도
"근데말이야. 만약에 내가 귀국을 해버렸는데 니가 이걸 제대로 처리안해줄 경우에 난 어떻게 해야하지?"
라고 물었더니
"그럴 일은 없을거야. 걱정하지마."
라길래. 그래? 그럼 어디 마지막으로 속는셈 치고 믿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냅두고
군식구는 들어올 돈을 계산해서 저에게 미리 그 돈을 현찰로 주고 저는 한국에왔죠.
그런데 어제 군식구랑 스카이프로 통화하는데 확인해보니 아직 처리가 안되어있더란.
혹시나 해서 인터넷 뱅킹 들어가봤더니 제 통장도 여전히 멀쩡히 잘 살아있더란.
(심지어 내가 쓰지도 않은 1월달 전기세도 자동이체로 80유로 빼갔더란.)
정말 짜증이 나는데 전화번호도 각 지점 유선 번호따위는 존재하지도 않고
본점에서 연결되는 특수번호라 (우리나라로 치면 0700 뭐 이런거로 시작하는 유로서비스) 한국에선 거는것 조차 불가능 하고 해서
군식구한테 전화좀 해보라고 시키고
돌아온 답은
"미스 도롱뇽양이 외국에 있어서 연락을 할 수 없어도 친구인 너의 말을 들어줄 수는 없다.
외국에서 걸 수 있는 번호를 알려줄테니 그녀가 직접 우리에게 전화를 해라. 국제전화비가 비싸지만 뭐 어쩌겠냐."
.... 아... 샹넘들.
스카이프 너머로 군식구가 통화하는 걸 보면서 이미 저는 급 흥분상태로
"야 전화를 바꾸라고. 전화기를 컴퓨터에 대. 내가 직접따질테니까~~!!!!! 야 이 샹너믜 ㄹ몬워ㅣㅏㄻㄴ이ㅗㄹ마어롸어 야~!!!!!!!!!!!!!!!!!!!!!!!!!!!!!!"
이러고 있었는데
군식구가 전화를 끊고 저를 말똥말똥 바라보며 하는 말.
"여긴 프랑스잖아. 왜 새삼스럽게 그래 너......?"
아. 맞다. 거긴 프랑스지...;;;;
뭐, 그래서 직접 전화해서 따졌더니 직원이 생각보다 정중히 사과하고 바로 지점에 긴급연락조치 취하겠다고 해서 기분이 많이 상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그런 서비스면에서 프랑스란나라 정말 개떡같긴 해요.
근데 그래서인지 진상손님따위는 본 적도 없고
손님들도 진상부릴 엄두따윈 내지도 않는다는거...;;;
일단 군식구님 핸드폰번호 남기고 처리되는대로 연락주라고 했으니까 이번주까지 기다려보고 연락안오면 국제전화고 뭐고 전화해서 진짜 세상에서 제일 짜증나는 목소리로 따질거에요...
불쌍한 군식구님 내가 지돈 안갚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금까지 지 통장이 왜 마이너스인지 고민고민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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