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오늘 모 유저님과 함께 당당히 두 발로 걸어 서울 외곽의 어떤 모텔 담벼락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다시 당당히 두 발로 나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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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모 유저님과 함께

용산학살(오늘 그곳에 있던 분들은 참사보다는 학살이란 표현을 쓰셨으므로 오늘만큼은 그 분들의 뜻에 따라.) 

4주기 추모식에 다녀왔어요. 

마석역에 내려서 모란공원묘지까지 걸어갔는데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눈이 많더군요.

공원묘지에도 눈이 많이 쌓여있었어요.

눈 위에 움직이지 않은 채로 서 있으려니 발이 시려웠어요.

4년째라 그런건지 엄청 숙연하거나 엄청 비통한 분위기는 아니었고

뒷쪽에서 조용히 서있다 조용히 절하고 조용히 나와서 순대국에 소주 한 잔씩 하고 다시 지하철 타고 집에 왔네요.

저 잉여라고 사주셨어요. 감사감사 (--)(__)

사실 막 울컥하거나 할만큼 마음이 아프거나 하진 않았는데(그러기엔 제가 알고있는 게 너무 적기도 하고)

노래 한구절이 머리에서 맴도네요.

'생각보다 단단하고 복잡한 세상속에서.'

생각보다 단단하고 복잡한 세상속에서 내가 무언가 억울한 일이 있고 나의 억울함이 조금씩 무뎌지고 조금씩 잊혀지는 기분이 어떨 지 가늠해봤는데 역시, 가난하지 않은 집에서 태어나 하고싶은거 하면서 살아온 저같은 애가 알 수 있는 크기의 막막함이 아닐 것 같더라고요.

정말 세상은 생각보다 단단하고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걸 어쩔 수 없이 깨달아야 하는 순간이 저에겐 없었으니까요.

워낙 이견이 분분한 사안이고 저 스스로도 아직 뭐가 어떤 게 어떤 시각이 정의로운 지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사실은 없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엔 뭐하지만 그냥, 그래도

남편을 잃은 아주머니의 아들이 감옥에서 나와 아버지의 장례를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특수공무집행방해죄고 뭐고 유명한 사람들은 사면도 잘만 받던데 이미 남편 잃은 아주머니한테 아들 좀 돌려주지.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집에와서 멍하니 있다 엄마가 스파게티 해달라길래 엄마아빠한테 엥간한 파스타집보다 훨씬 맛있는 해물스파게티 해주고 

인터넷으로 지름질좀 하고 그러고 불펜에 들어왔어요.

아. 두서없어.

뭐 그랬다고요. 오늘의 하루였어요.

일기는 베팍에.

간만에 결전승기.

새로운한주 힘차게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