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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윤석민이 스캠 마감하고 마이너로 갔습니다. 나쁜 소식이죠. 하지만 어쩔 수 없었고 다들 예상했던 소식입니다. 너무 늦게 캠프에 합류해서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니까요.

좋은 소식이라면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시작한다는 겁니다. 

여기 볼티모어 팬이 계시다면 죄송하지만, 전 볼티모어에서 무조건적인 윤석민 팬입니다. 팀이 있고 선수가 있는 거지만 이 경우엔 전 윤석민이 잘되고 나서 팀을 생각합니다.  

볼티모어는 꽤 경쟁력있는 선발 뎁쓰를 만들었습니다. 구위로는 둘째라면 서러울 FA 우발도를 야심차게 영입했고 최근 지구 우승 후보로 꾸준히 오를 때 활약한 젊은 투수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확실하다라고 말할 에이스는 드물고 

어느 강팀이라도 1년 내내 개막  선발 로테이션이 유지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10년에 리그에 한두번 있는 일이죠 ㅎㅎ 빠르든 느리든 윤석민에게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그런데 꽤 일찍 올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이번 스캠에서 보여준 모습은 제가 기대하던 윤석민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공인구에 잘 맞는지 괜찮은 변화구 제구와 좋은 구위를 보여줬죠. 특히 지난 경기 끝나고 계속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걸 칭찬하면서 이번에는 땅볼을 유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했는데

오늘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다나카와 상당히 비슷한 행보죠. 다나카가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처럼 윤석민 역시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구요.

(제가 윤석민에 대해선 촉이 좋았던 적이 몇번 있는데 특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류현진 대신 대활약할 거라는 거 예상했었거든요. 구대성처럼 리그 성적이 라이벌들에 비해 좀 쳐지더라도 국제대회 임팩트로 기억되길 기원하면서요.)

공격적인 투구 템포도 무척 마음에 드는데, 다양한 볼배합, 로케이션으로 꾸준히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다면 공격적인 투구템포는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리그의 노련한 에이스들이 특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죠. 대표적으로는 클리프 리와 지금은 은퇴한 로이 할러데이가 있구요. 

윤석민 역시 저 두 투수처럼 땅볼 유도용 커터(슬라이더가 커터와 비슷한 궤적을 그림)와 다양한 구질을 가지고 있구요. 

이런 투수는 마무리 투수로 사용하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작년의 류현진에 비해서 너무 아쉬운 건, 아무래도 몸값 차이가 나고 국내관심도 호주로 간 류현진과 FA 대박 추신수에 쏠려 있어서 윤석민에 대한 포수와 코칭스태프 반응을 엿보기가 어렵다는 거에요. 

작년에는 AJ 엘리스와 코칭스태프가 (구체적으로) 류현진의 능력을 칭찬하는 모습에서 성공을 확신했거든요. 

하지만 윤석민이 보여준 모습은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만약 마이너리그에서 빠른 공 구위가 조금만 더 올라오는 모습만 보여줘도 메이저에서 선발로 뛰는 윤석민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덧) 

좋은 얘기만 하면 좋겠지만  윤석민의 장애물도 적고 가겠습니다.

가장 큰 적은 팀내 사정입니다. 윤석민은 이거 때문에 피해를 봐온 게 한두번이 아니라서 이게 제일 맘에 걸리네요 -_-;;

두번째는 부상과 기복입니다. 현재는 구위는 다 올라오지 않았어도 윤석민 몸이 가벼워보이고 기분도 좋아보여요. 

근데 이게 마이너 가서 스캠때와 다른 대접을 받게 되고 메이저 콜업은 좀 늦춰지고 그러면 좀 다운될 수도 있어요. 몸과 마음이 가장 좋을 때 메이저에서 시작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역시 계약이 늦어지면서 모든게 꼬인게 참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