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이렇게 울컥하는걸까요.
- 작성일
- 13-03-08 15:13
지난 일요일 새벽 대한문 분향소에 화재가 있었고
마음이 아팠지만 이 일을 계기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잊혀졌던 이 사건이 다시한번 관심을 받고
그렇게 해서 단 한명이라도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 이 일의 내막을 알고싶어하고
그러면 무관심했던 사람들이 한두명이라도 진실(?이라고 말하니 좀 웃기긴 하네요) 을 알게되고 지금이라도 마음을 보태주고
어쩌면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건 저의 어리석음이었나봅니다.
지금 시위중인 분들과 중구의 대립같은 속상한 사실같은 건 차치하고
사실 인터넷뉴스에도 찾아보지 않으면 기사는 잘 보이지 않았고
있는 기사들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차마 어떻게 같은 하늘아래 사는 인간들끼리 그렇게까지 말 할 수 있는 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심한 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딴 댓글들에 신경쓰지마. 댓글 소용 없다는 거 대선때 겪었으면 이제 알아야지."
엄마는 그렇게 말했지만 뭔가 속상한 마음은 가시질 않습니다.
덕수궁 앞의 분향소가 지저분해 보일 수 는 있습니다.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말도 맞습니다. 해가 되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분명 나도, 여기 여러분들도, 그들도 이 사회에 기여하는 만큼 해를 끼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겁니다.
천막속 사람들도 통행에 불편을 주는 만큼 이 사회에 또다른 순기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저는 나는 그러지 않는다고 해서 나의 잣대로 다른사람을 정죄하는 일반적인 한국인의 모습이 끔찍할 정도입니다.
나는 안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싫고 냄새가 나면
농성하는 사람들도, 노숙자도, 노점상도, 성매매일을 하는 사람들도 그냥 다 없어져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사는 이 나라가 무섭습니다.
단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 뿐인데 왜 나는 남을 비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걸까요.
사람들이 관심은 아니어도 최소한 비난의 눈길로 바라보지 않아도 좋을텐데.
이런 사회에서 내 억울함을 호소하고 그걸 알아달라고 말하는 게 얼마나 힘든 싸움 일 지.
또 한 번 큰 벽 앞에서 작아지는 느낌입니다.
속상한데 여기는 이런 말 해도 잘 들어주시는 곳이니까
그냥 끄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