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가 말하는 Reset이라는 것은, 저의 생각 속에 머물고 있는 과거의 기억들을 정리해보자는 것으로,
누구에게나 머리속에는 자기만의 보물상자가 있는데,
그 보물상자라 불리는 것 속에는
어릴적 부모님께 배웠던 것들, 학창시절 선생님의 가르침, 그리고 내가 살아오면서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가치관으로 형성된 많은 것들, 뭐 신념따위가 있겠죠.

그것들은 모두 과거의 집약체로 나의 인생의 주변을 뜨겁게 달궜던 그 순간,
바로 그 순간 순간 나와 함께했던 누군가(여기선 그녀라 표현하겠습니다)의 모습을
내 편의에 맞춰 기억하고 보물상자에 집어 넣습니다.
그리고 내 사정에 따라 그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고 간주해 버립니다.

나에게 너무나 다정하게 미소 지어주었던 그 순간, 미친척 잡았던 따뜻한 손.

나는 나를, 혹은 내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려하기 보다는 과거의 기억을 통해서 그 사람을 봅니다.
나의 요구와 필요, 삶의 가치 등이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지를 보려고 하지 않고 외부에서 오는 조건에 나를 던져놓곤 합니다.
그래서 좋은 말을 해주면 들뜨고, 누가 나를 무시하거나 상처주는 말을 하면 그게 농담일지다로 풀 죽어 슬픔이 가득차 버립니다.
그게 바로 내 조울증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구요.

내 마음에서 올라오는 기억들을 통해 상대방을 바라보는 걸 멈출 수 있을까요?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하는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때 이유를 위한 이유(내가 몸이불편해서 나를 싫어하게 되었나 라거나, 내가 남자로서의 매력이 없나)로의 해석이 아닌, 해석을 하게 만든 기억을 직시하고 미안해하고, 용서하고, 고마워 하면, 최소한 그 순간만큼은 맑은 정신으로 지금 내 삶에 감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뭐가 그렇게 힘드냐, 찌질해 가지고 증말이라고 이야기 하는게 아닌,
많이 힘들구나. 그럴때면 내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 네가 날 필요로 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상태.
그게 바로 내가 말하는 Reset의 상태라는 거죠.

앞으로 성공할지 실패할지, 혹은 그녀와 인연이 될지 안될지 그건 지금 이야기할 수 없겠지만...
주어진 삶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런 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