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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작은 걸 좀 참다가 결국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는데 잠겨있었습니다. 작은 카페이기도 해서 진열장에 있는 커피빈이나 컵등을 보면서 기다리는데 생각보다 제 앞의 사람이 머무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근데 제가 문 앞에서 기다린 게 아니라서, 한 이쁘장한 금발녀가 가방을 챙겨서 화장실로 가서 문을 열려합니다. 제가 기다리고 있는 걸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안에서 또 다른 한명의 동양인 처자가 나오네요. 

결국 두 처자끼리 자리를 교환합니다. 저도 엄청 급했지만 이럴 때 한번 더 기다리는 것이 신사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또 한명의 여성이 카페로 들어옵니다. 이러다 또 놓치겠다 싶어서 화장실 문 근처에서 기다렸어요. 다행히 그리 오래지 않아 나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왔습니다. 

사실 앞에 여성이 들어간 경우에 화장실을 가는 것이 부담이 덜합니다. 남성분들, 특히 나이가 많은 남성분들이 화장실을 이용한 경우 뒷처리가 깔끔하지 않은 경우가 더 잦거든요.

하지만.. 기쁨의 순간도 잠깐 뿐. 

제 작은 걸 해결하는데... 그 냄새가... 이렇게 지독한 X냄새가 있다니.. 

짧은 시간이었지만 숨을 참아야 할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분명 앞의 두명 중 하납니다. 그 당시엔 제 앞에 바로 들어갔던 금발녀의 향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좌변기 저 바닥에 여전히 앞에 있었던 격렬한 밀어냄의 결과물이 아주 조그마하지만 명확하게 남아있었거든요. 그리고 길게 생각할 여유가 제게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숨을 참아내는 것에 제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었으니까요. 

제가 나오고 나서 아까 카페로 들어온 그 여성분이 조금 아까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아직 제 앞에 있었던 사람들의 향기가 사라지지 않았을 시간입니다. 저 분은 그 향기가 제가 남긴 결과물이라고 생각을 할까요? 걱정이 됩니다. 

글을 적고 있는데 그분이 나오네요. 혹시나 이쪽을 쳐다보지 않을까 두려워 자판을 두드리는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향기는 처음에 절 기다리게 했던 키가 자그마했던 여성이 만든 업적입니다. 금발녀가 화장실을 나올 때 가졌던 그 당당함이 그 흑발의 여성에겐 없었음을 기억해요. 뭐랄까.. 저와 눈이 마주쳤을 때, 눈치를 봤던 거 같아요.

게다가 그런 강렬한 향기를 남긴 X라면 물 한두번 내리는 것만으로는 사라지지 않았을 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마저도 그녀가 한 경험에 대한 후각만이 아니라 시각적 공유마저 하게 된 것이죠.  

아오 드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