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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전하네요.

지난 일년간 고3 담임을 해왔는데... 어제 애들을 졸업시켰습니다.

바라는 대학에 간 아이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마지막 종례 때 아이들을 하나씩 다 안아줬습니다.

제게는 화초같이 소중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세상에 피는 꽃 중에는 일찍 피는 꽃도 있고 늦게 피는 꽃들도 있는데

조바심을 내어 늦게 맺힌 꽃망울을 떨게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의 사진 촬영이 있은 후 아이들이 교실에서 모두 떠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등불을 끄고 교실문을 잠그고 나오는데 울컥 눈물이 나더군요.


집에 돌아와 반 아이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순간순간 나태해지려는 너희들을 바로잡기 위해 때로 내가 매정하게 군 것 같다. 살아가다가 혼자 견디기 힘들만큼의 슬픈 일이 있거나, 누구랑 나누고 싶은 기쁜 일이 있거든 주저없이 찾아와라. 그때는 활짝 팔을 벌려 안아줄께.. 일년동안 고마웠다. - 너희를 만나 운 좋았던 담임이"

지난 한해 동안 나를 미소짓게하고,  깨우치고, 감동시킨 것은 책도 영화도 음악도 아니라 서른 세명의 우리 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아주 많이 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