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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부모님들이 겪은 실화입니다.

부모님 두 분의 교차 증언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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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부모님이 결혼 하신지 갓 몇 달이 지나지 않은 날이었어요.
아버지께서 처갓집에서 큰 이모부님과 밤 늦게 까지 술을 거하게 드셨답니다.
저희 집과 외갓 집은 차로 가면 대략 15분 거리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시골 어촌 마을이라 그 땐 많이들 걸어다니기도 했죠.
아버지께선 자고 가라는 만류를 뿌리치고 그 밤에 집으로 걸어가셨답니다.
얕은 산 으로 난 지름 길을 따라 외갓집에서 집까지 오려면 걸어서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였대요.

아버지께선 원체 대담한 면이 있는 분이라 야밤 산길을 마다않고 거한 술 기운을
가누며 부지런히 집으로 향하고 계셨데요.
집으로 가는 그 산길 중간 치 쯤엔 그리 크지 않은 연못이 하나 있었는데요.
그리 크진 않지만 가운데 깊은 곳은 어른 한 길 정도는 나는 깊이였다더군요.

그런데 아버지가 그 연못 근처 쯤 다다랐을 때 연못 한가운 데 왠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가 서 있었답니다. 맨 정신이었으면 그 야밤에 연못 한 가운데 여자가
서 있는 것이 이상하다 여겼을 테지만, 그 땐 워낙 술이 거나한 참이라 그냥
'저러다 저 여자 빠져죽겠다'는 생각 밖에 안들더래요.
그래서 막 소리치며 그 여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연못 쪽으로 달려갔답니다.
그런데 거의 연못가에 다다랐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어머니가 나타나서 아버지를
부여안고 못가게 하더랍니다. 가면 안된다고 하면서...

아버지 생각에 이 사람이 날 마중나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앞에
사람이 빠져죽게 생긴터라 어머니를 뿌리치면서 연못으로 들어가려고 했대요.
그런데 아무래도 어머니가 붙잡은 몸을 안놓아주더랍니다.
놓으라고, 놓으라고... 사람 빠져 죽는다고...놓으라고 해도 어머니는 절대 
안된다며 놓질 않으셨다네요.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 아버지는 정신을 잃으셨답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정신을 차려보니 아침인데 자기가 연못가 나무에 기대어 앉아있더랍니다.
그리고 올려다보니 나무의 아버지 어깨 쯤 높이에 있는 굵은 가지에 아버지 윗도리가
반 쯤 찢겨진채 걸려있더랍니다. 그리고 연못 한가운덴 뭉툭한 싸리 빗자루 하나가
떠있었다고....


그 길로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괴이쩍은 생각에 어머니께 어젯 밤에 산길로 마중을
나왔더냐고 물었대요. 그런데 어머니는 밤 늦게까지 아버지를 기다리다 외갓집에서
자고 오나보다 싶어서 그냥 잠이 들었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하도 이상해서 아버지가 어젯밤 겪은 이야기를 어머니께 들려주셨답니다.
그러니까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이야기를 하시는데...

그 날 밤에 아버지를 기다리다 잠이 드셨는데 꿈에 아버지가 나오셨데요.
그런데 아버지가 자꾸 어딘가를 가시려고 하더라더군요.
그런데 어머니는 왠지 아버지를 보내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계속 아버지 팔을 잡고 안놓아주셨답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자꾸 어딘가로 가려하고
어머니는 안보내려고 실랑이를 하다 꿈이 끝났다더군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이 이야기를 어머니께서 저희 형제들에게 해주시면서 '내가 그렇게 너희 아버지를 살린거지'
하시더군요. 워낙 전설같은 괴담이라 아버지께 물어봤더니 아버지께서도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확인을 해주시더군요.

두 분이 어른들의 중매로 만나서 결혼하시고 결혼 초기엔 딱히 서로에 대해 그리 살가운
정이 없었다 하시는데 그럼에도 이런 로맨틱한 괴담을 실제로 겪은 것을 보면 또 두 분이
천생 연분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