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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에서 ㅡ


손을 들어 눈 앞의 풍경을 한 웅큼 집어드는 시늉을 해본다.
희부연 물빛이 번져 강과 강가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
가만히 눈을 감고 바람을 느낀다.

터질듯 부풀어오른 민들래 홀씨가 바람을 유혹하고 있다.
몸을 한껏 곧추세워 기지개를 켠다.
쭉 뻗어올린 팔 끝에 찰랑, 물결이 인다.

물빛은 끊임없이 번져와 이제 강과 나의 경계조차 흐릿하다.
일렁이는 것은 바람인 듯, 물결인듯 모호하다.
가득 숨을 들이마시니 턱 아래에 연한 아가미가 퍼득인다.

어느 태고적 즈음 난 뭍으로 기어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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