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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믿음에 대해라고 썼지만, 전반적으로 종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쓸까 합니다.

요즘 교회다니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때마다 믿음에 대한 얘기를 피하지 않고 했어요.

소개팅나가서도 했으니... 쳇. 그래서 차인건가.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 "믿음"에 대해 회의하지 않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신을 믿는 것이 무엇인지, 신을 믿는 것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신이 정한 윤리적 원칙이 현재 시대에 맞는 것인지,

성경에서 말하는 말씀 혹은 우화들이 어떤 의미들인지,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믿음을 시험하지 말라는 말과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지 말라는 건 같은 말이 아닌 것 같은데...

그냥 믿음이 주어지면 그대로 믿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전 천주교도입니다. 그렇지만 신의 존재를 굳이 고민하거나, 신이 날 구원해주길 바라진 않아요.

신은 있던 없던 믿으면 그만인 존재고, 어차피 내 한 생은 죽음으로 귀결될 뿐이고, 신이 심판을 한들 내 생은 끝나는 것이니 무슨 상관이겠어요. 내세엔 내세의 삶이 있겠죠. 그때가서 주어진 상황에 맞게 혹은 개선하며 잘살면 되니 내세에 신이 날 어떻게 평가하든  상관없어요.

다만 종교인으로서 생각하는 건, 내가 믿는 종교가 내게 어떤 삶의 원칙을 제시해주느냐는 것이죠.

저는 예수를 보면서 제 삶의 지표를 찾았습니다. 예수가 살았던 길 그대로 내가 살 수 있다면, 나는 올바로 살았구나라고 믿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전 이걸 제 종교에서 얻는 가장 좋은 교훈이라고 생각해요.

이웃을 사랑하라, 남을 배신하지 마라, 책임져라, 타인을 이해하고 가혹해지지 마라 등등 성경에서 예수가 보여준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비록 성당에는 자주 가지 않지만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내 행동을 추스리는 법을 배우고 있죠.

그런데 교회다니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상당히 의외라는 놀라더군요.

성경의 말씀과 내 삶, 그리고 내 주위를 감싸고 있는 사람들은 분리될 수 없다고 저는 보는데,

교회에 매주 나가며 영성을 느끼는 사람, 독실하다고 분류되는 사람들이 삶을 반성하는 교사로 예수를 생각하지 않는다니 너무나 의외였습니다.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이건 좀 부차적이라는 인상이었죠.

믿기 위해 믿는단 느낌이었어요. 그들의 삶에서 믿음을 빼면 비종교적 삶과 전혀 다름이 없는 그런...

영성을 갈구하지만 삶의 곳곳의 기준이 되는 영성은 외면하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이게 한국 기독교의 문제라고 생각지는 않고, 제가 그냥 독특한 사람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요즘은 한국교회가 믿는 게 뭔지 고민하고 있긴 합니다.

뭐 그냥 욕하는 건 쉬운데, 그렇게 쉽게 살고 싶진 않아요.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그러니까 그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 과정을 이해하고 싶네요.

그래야 좀 더 대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