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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수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백신이 효과가 있으려면 바이러스를 가둘 ‘링’의 범위를 얼마나 정확하게 짚느냐가 관건”이라며 “접종 후 열흘이나 보름이 지나야 항체가 생기는 데다 바이러스는 바람을 통해서도 전파된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 접종을 한다면 전염이 빠른 돼지에게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국내에 효과 있는 백신균주는 ‘O1 마니사(manisa) 주’와 ‘O 타이완(taiwan) 99주’가 있지만 우리는 O1 마니사 주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다른 타입의 바이러스가 들어올 경우 전파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백신을 도입하면 그간 구제역 발생을 이유로 수입을 금지했던 나라에서 ‘동등성 원리’에 따라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거부하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상표 국장은 “지금 최대 축산국인 중국과 브라질산 고기가 들어오지 않는 것은 구제역 때문인데 동등성 원칙에 따라 WTO에 제소하면 걸려들 수밖에 없다”며 “내년 미국,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외국산 고기는 엄청 수입되고 수출은 되지 않아 축산 기반 자체가 초토화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축산물 교역은 구제역뿐 아니라 수출국의 위생실태 같은 다른 상황에 따라 제한을 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축산농민 사이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구제역 확진지역 등은 큰 이의제기가 없지만 구제역 발생지로부터 먼거리에 있는 농가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안동시 전체에 백신을 접종하게 된 안동한우협회 김창근 사무국장은 “백신 접종 후 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사산을 하거나, 향후 백신 접종을 이유로 거래가격에서 손해를 보는 것에 대한 보상책이 없지 않으냐는 등의 거부반응이 만만찮다”고 말했다. 강원 횡성의 축산농민 조원용씨(45)는 “대만에서도 백신을 접종했다가 더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있는데 왜 접종을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횡성축협 채수형 상무(51)는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전국의 모든 소를 다 죽여야 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며 백신접종에 이해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