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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전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소수자를 조금 더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

여러가지 분분한 해석이 있고, 각자의 경험에 따라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배운 것은 저것입니다.

오늘 회사 선배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도란도란 '마초'같은 선배를 깠습니다. 마초 선배의 행태가 어이없긴 한데, 좀 가까이 가서 얘기하면 사람 자체는 선합니다. 다만 우리는 어디서 저딴 걸 배웠는지 모르겠다고 까지요.

일례로 이런 식입니다.

저는 일 하나는 정말 많이 합니다. 질과 상관없이요. ^^ 온갖 허드렛일 다 하고 있지요. 그런데 자기가 필요한 일 턱 던져 놓더군요. 상의 따위는 없었습니다. 전 하기가 싫었습니다. 안그래도 일이 많고, 재미도 없고, 이번 달에 한 일이여서 또 하기도 싫고, 총리 왔다고 빵빠레 좀 울려 달라는 데 '내가 왜~' 라는 생각에 지긋이 씹었지요. 물론 그냥 씹지는 않고 그보다 상급자 통해서 전달하는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그 사람에게는 싸가지 없는 형식을 택하긴 했습니다.

그랬더니 메일이 하나 오더군요. 대략적 내용은 이렇습니다.

"넌 우리 팀에서 아직 짐이다. 선배한테 아직 배울 게 참 많은 데 넌 니가 잘난 줄 알고 안배우려고 한다. 하라면 할 것이지 왜 안했냐."

물론 저는 흥분하지 않고 조용히 메일을 보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그러고 끝이지요. 더 이상 안보고 있습니다. 식탁에서도 대각선 반대로 앉고 그럽니다. 저번에 어쩔 수 없이 밥 먹을 때 또 그러길래 "네 알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 이랬지요.

오늘도 유부남, 유부녀 분들과 어우러져 결혼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선배 하는 말. "와이프가 되도안되는 말하면 상대를 말아야 한다." 라고... 모두가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더군요.

제가 느낀 '마초'의 공통적 특징은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존중 대신 힘과 권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복종하고, 반대로 힘과 권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군림합니다.

페미니즘은 이런 복종과 군림의 인간관계에서 벗어나라고 말합니다. 나보다 강하든 약하든, 돈이 많든 적든 존중해야 합니다. 권력과 돈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 복종하면 존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을 존중하는가를 확인하려면 통상 말하는 '사회적 소수자'를 존중하는가를 봐야합니다.

다시 말해 사람을 존중하는가는 소수자를 존중하는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사람에 대한 보편적 예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