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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kay, Flickr

광화문 사거리 근처에 있는 25평형 주거용 오피스텔 임대시세는 전세의 경우 1억 5,500만원입니다. 월세의 경우에는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가 140만원입니다.

< 표Ⅰ. 시세표 >

                                                                                                         (단위: 만원)

세를 놓는다면, 전세와 월세 중 어느 것을 선호하시겠습니까?

아 래 < 표Ⅱ >에서 볼 수 있듯이 전세로 놓으면 보증금의 이자로 연 658만 7천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월세로 놓으면 연 수익이 1,743만 7천원에 달합니다. 전세에 비해서 월세가 수익이 1,085만원이나 많습니다. 목돈이 꼭 필요하다거나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월세를 선호할 것입니다. 

< 표Ⅱ. 수익비교표(연간 기준) >

(단위: 만원)  

주: 보증금은 은행 정기예금에 예치하는 것으로 가정 

세를 얻는 입장이라면 정확하게 반대가 될 것입니다. 아래 < 표 Ⅲ >에서 보듯이 월세로 얻으면 연간 비용으로 1,756만 8천원이 소요됩니다만, 전세로 얻으면 연간 비용이 948만 6천원으로 808만 2천원이나 적습니다.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아마 독자뿐 아니라 세를 얻으려는 모든 사람은 전세를 선호할 것입니다.

  < 표Ⅲ. 비용비교표(연간 기준) >

(단위: 만원)

주: 보증금은 보증금담보대출을 받는 것으로 가정 

이 렇게 공급자와 수요자의 선호가 정반대인 시장이 또 있을까요?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이런 모순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물론 이자소득과 임대료에 대한 과세여부, 세율의 높고 낮음 등의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자율 때문이라 하겠습니다. 

앞 에서 사례로 든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전세로 임대차 시 전세보증금으로 1억 5,500만원을 책정하지만 이를 월세로 전환하게 되면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140만원이 됩니다. 이때 월세 140만원은 보증금 차이 1억 4,000만원(1억 5,500만원 - 1,500만원)에 월1%(년12%)의 이자율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년 12%의 이자율은 전세로 임대할 때 받는 전세보증금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예치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이자율 년 4.25%나, 전세를 얻을 때 필요한 보증금을 보증금담보부대출로 받을 때 내야하는 이자율 연 5.25% 더하기 취급수수료(2년기준) 2.0%와 비교해서 터무니없이 높은 것입니다. 

이와 같이 문제의 원인은 분명합니다.

은행과 부동산 시장에서 적용하는 이자율이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적용되는 이자율에 상한선을 두면 어떨까요?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例 4.25%)와 보증금담보부이자율(例 5.12% + 취급수수료 2%/2년)을 감안해서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에 2~3%p정도의 가산금리를 더한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특히 현행 관련법에서 월세는 소득세 과세대상이고, 일정소득 이하의 세입자는 년 30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도 해준다는 것 등을 감안하면 전세와 월세간의 수익이나 비용의 차이는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부 동산 시장에서의 적용금리 상한선을 둘 경우 공급자와 수요자의 선호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급 불일치 문제만큼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고, 최소한 지금과 같은 ⌜전세대란⌟ 또는 ⌜전세와의 전쟁⌟ 이라는 극한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공연히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 그나마 돌아가는 시장마저 죽일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교왕과직(矯枉過直) 또는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이 전세와의 전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하지 않겠습니까?

 - 교왕과직(矯枉過直), 교각살우(矯角殺牛) : 작은 흠이나 결점을 고치려다가 도리어 일을 그르치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

* 좋은예산 2월호에 기고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