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 에피소드 .1 ]


. 결혼식이 2시 인데 딱 2시에 도착했습니다.

제 고질 중 하나인 미적거리기 때문에;;


도착하니 결혼식은 이미 시작했더군요. 그래서 서둘러 축의금을 내고
식장으로 들어가려고 했죠. 축의금 받는 곳에서 봉투를 두 개 얻었습니다.
불우아르돕기옹이 못온다고 축의금 대신 좀 내달라고 했거든요.

봉투를 받아들고 옆에서 제 봉투를 먼저 썼습니다.

"..zzt" 라고... 

뭐 이름 쓴다고 모르는 사람이 절 알아볼리 없고, 단주가 보면 알테니..
걍 닉네임으로..


그리고 불우아르돕기옹 봉투를 막 쓰려는데 옆에 다른 사람이 와서
봉투를 쓰더군요. 근데 왜 옆에서 쓰다보면 왠지 힐끗 보게 되잖아요.
그 분도 제가 쓰는 봉투를 힐끗 보더군요.
그 때 저는 막...

"불우아르돕..." 까지 쓰고 있었죠. 그리고 그 분의 시선을 의식하며
마지막 '기'자를 써넣었습니다.

"불우아르돕기" 완성!!

그러니까 그 분이 제 옆 얼굴을 멀뚱 바라보는 기척이 느껴졌;;
왠지 조금 쪽팔렸음;; 그 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쨌든 그 시선을 생까고 봉투에 돈을 넣고 축의금을 냈습니다.
이름 없는 쪽이 위로 오도록 봉투를 뒤집어서...
그런데 받으시는 분이 굳이 또 봉투를 뒤집어서 이름 면 쪽을 확인하시더군요.

"..zzt" 를 보고 살짝 갸우뚱 하시더니 뒷 봉투도 마저 확인하십니다.

"불우아르돕기"

고개를 들어 저를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며 도망치듯 식장 안으로 뛰어들어갔;;

그러며서 문득 든 생각이 나중에 축의금 명부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어디 모금 성금이 잘못 끼어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으실까?;;;




[ 에피소드. 2 ]


결혼식이 끝나고 베팍 사람들끼리 모여 피로연장에서 같이 식사를 했습니다.
테이블에 한계가 있어 떨어진 다른 자리에 앉으신 분도 몇 있었죠.

제가 조금 늦게 식당에 내려온 터라 두리번 거리며 찾다가 남정네들만 
여럿 앉아있는 테이블이 있길래 다가가보니 역시 베팍 독거들이 우글...

인사하고 뷔페 음식을 가지러 갔는데 거기서 행운군옹을 만났죠. 
따로 테이블을 잡으셨던데 거기에 보니 또 행운군옹 포함 베팍인 네 명이 ..

그런데 거긴 여성 분이 두 명이나..+_+

간략하게 인사했는데 한 분은 짐작으로 알았고, 또 한 분은 낯이 익은데
긴가민가 하더군요. 누구지? 어디서 봤더라? 하면서 제 자리로 갔습니다.
참 같이 있던 또 한 명의 남자는 기억이 잘 안납니다.
곰 뭐시기 너부리 따위 던가 그랬던 걸로 희미하게 기억이 날똥 말똥..


식사 후 결혼 식장 근처의 탐앤탐스에서 다시 모여 차를 마셨는데요.
아까 행운군옹 테이블 일행도 조금 뒤에 합류했죠.
그래서 세삼 인사를 주고 받았는데...헉....

긴가민가 했던 여성 분이 이미 제가 두 번이나 뵀던 분이더군요.
베팍 회원이자...김모씨 모플오옹의 여친 분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어요.
순간 되게 죄송하고 민망했;;;
같이 술을 마신 적도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 취급을 했으니 ㄷㄷㄷ

뭔가 전엔 매우 발랄한 느낌의 분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날 따라 매우 차분하게 보이셔서 기억에 혼선이 왔던 거죠.
조금 섭섭하셨을 지도;;;
이 자리를 빌어 사죄의 말씀을 전합니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