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쿠르드 정부는 1단계 사업인 발전소·변전소 건설(포스코와 계약 직전 단계)에 대해 한국 측의 영구적인 하자 보수 책임을 요구하는 한편, SOC 2단계 사업에 대한 발주권 변경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한국 정부가 상당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김재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1단계 SOC 사업에만 7억 달러가 든다고 한다. 이 정도면 1단계 사업에서 보장된 원유 6500만 배럴로 거둬들일 이득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설상가상 쿠르드 자치정부는 석유공사가 얻게 될 이익 원유 중 40%(CBP)에 해당하는 물량을 1단계 사업에서 보장된 원유(6500만 배럴)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한다.
SOC 2단계 발주권에 대해서도 쿠르드 정부는 딴 얘기를 하고 있다. 현재 계약서에는 석유공사의 발주 및 한국 기업의 참여가 보장되어 있다. 그런데 쿠르드 정부가 우리 정부에 전체 SOC 투자액 19억 달러 중 11억7000여 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해달라며 새 요구 조건을 내걸고 나온 것이다. 이 돈을 주지 않으면 쿠르드 지역 석유 개발은 그대로 백지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현금을 주자니 금액도 클뿐더러 원유를 확보한다는 보장도 없다. 더구나 탐사한 일부 광구에서는 석유 대신 지하수가 쏟아져 나오는 마당이다. 우리 정부가 체결했던 MOU가 파기되더라도 쿠르드 정부로서는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닌 것이다.
